1. 쓰고 싶은 걸 생각하기
(1) 보고 싶은 시츄가 이미 있다
베리티가 흡연자인 건 폭풍우 전의 코르부스의 영향일 것 같은데 막상 폭풍우 후 코르부스는 비흡연자일 것 같음 > 그걸 씁니다
(2) 관계성을 활용하고 싶다
센티널에 의한 희생자면서 센티널의 트라우마를 회복시켜 주는 마샤 > (상대의 목에 닿는) 똑같은 구도를 반복하며 죽음이 아닌 생명력을 강조하자 > 그걸 씁니다
(3) CP와 소재가 있다
기성누아로 신년 연성 쓰고 싶다. > (신년) 1월 1일은 늘 똑같이 돌아오는데 시간은 나아가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네 > (기성누아)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미래를 살아가고 있는 두 사람 같다. > 그걸 씁니다
(4) 생각하던 고찰과 CP가 있다
음식을 먹는다는 행위는 다른 생명의 죽음을 먹어서 살아가는 행위지 > 하일군의 죽음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기성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그것을 마침내 소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그걸 씁니다
사람의 낭만적인 믿음에는 객관적인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그저 사랑하는 걸 더 사랑하기 위한 방법인 거지 > 히사포인이랑 버무리면 맛있을 것 같다 > 그걸 씁니다
2. 열림과 닫음 생각하기
글 쓰기 전 도입부와 엔딩을 미리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놓는다. 하고 싶은 말이 뚜렷하고 연결성이 높을수록 말끔.
이 과정에서 핵심 문장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음.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려 하는 건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본능적인 전략이다.
원작 문구 인용으로 열어도 즐겁다
사람들은 우주에 온갖 낭만적인 의미를 부여하길 좋아하지만, 사실 우주는 그저 증가하는 엔트로피의 혼돈일 뿐이야.
3. 글 쓸 때 신경 쓰는 것들
(1) 말하지 말고 보여주기
캐릭터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말고, 행동을 통해 보여주기
답답한 듯 그녀가 내쉬는 깊은 한숨에 홍차의 표면에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이제 혀를 차겠지. 캐럴린의 예상에 맞게 쯧, 하는 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생각이 복잡해 보이는 그녀는 잠시 관자놀이를 짚더니, 이내 손끝으로 찻잔의 가장자리를 가볍게 톡 치며 입을 열었다.
수없이 반복해 왔던 그 과정이 새삼스럽게 어려울 이유도 없었으나, 편집자는 수없이 반복해 왔던 그 과정처럼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진 않았다. 깔끔하게 퇴고 된 원고 더미를 눈앞에 두고 베리티는 주머니 속에서 구겨진 담뱃갑을 하나 꺼냈다.
(2) 대비 강조하기
관계든 성향이든 뭐든 대비가 있을수록 상황이나 관계성이 매력 있게 보임
기성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감독의 손에서 담배 한 개비를 가져가 자신의 입에 물었다. 값싼 일회용 라이터로 두 대의 담배에 불을 붙이자 이내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당신의 부재로 담배를 끊게 된 감독과, 당신의 부재로 담배를 시작하게 된 배우 두 사람이 부재의 증거와도 같은 묘비 앞에서 그리움의 호흡을 마지막으로 가시화한다. 아마 다시는 담배를 피울 일이 없겠지. 그러니 당신도 이번 한 번만큼은 봐주었으면 해. 성실하고 다정한 당신이니까 이해해 줄 수 있을 거야. 나지막이 이어지는 이 독백은 감독의 것이었고, 동시에 배우의 것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폐허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3) 모든 감각 활용하기
시각뿐만 아니라 촉각, 후각, 청각 등 최대한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서 묘사하기
인간의 후각이 마비되기까지 필요한 건 고작 30초라고 해. 그 덕분에 병사들은 극단적인 환경 속에서 말라비틀어진 빵조각을 목구멍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아니, 사실 마비된 건 후각뿐만이 아니겠지. 두 시간 전까지만 해도 참호의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편지를 써 내려가던 동료의 사지가 포탄에 의해 눈앞에서 터지고 마는 것.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핏덩이가 부패하며 스며드는 역겨운 냄새와, 작은 구더기들이 얇은 천 쪼가리와 피부 사이에서 기어다니는 감각. 잘린 팔다리를 움켜쥐고 죽어가는 동료들의 신음. 열병. 이 모든 것에 구역질을 하던 한 병사는 결국 총구를 입에 물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가 전장으로 내몰린 지 이틀째의 일이었다.
(4) 문장의 호흡
입으로 읽어가면서 걸리는 것이 없는지 확인
강조하고 싶은 문장은 짧게. 부연은 길게.
빌어먹을 시간은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작은 모래알처럼 잡지도 못한 채 흘러가고, 영원할 것만 같았던 순간들과 소중한 존재들도 조금씩 닳아 없어진다. 우리는 그러한 비극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서로를 붙잡고 있어. 당신은 나를 통해, 나는 당신을 통해 그리움이라는 이기적인 목적을 채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변하지 않은 작업실과 구겨진 담뱃갑처럼 나름의 고집을 부리고 있는 서로가 있기 때문에.
그러니 이제는 시간이 흐르는 것이 슬프지만은 않았다. 초침은 59에서 0으로 회귀하고, 0에서 1로 나아간다.
(5) 심리에 따라 시선 / 시간 통제하기
캐릭터의 시선을 그대로 따라가며 묘사. 캐릭터가 느끼는 심리에 따라 찰나를 길게, 혹은 긴 시간을 짧게.
혹사당하는 목각인형의 움직임을 의미 없이 좇던 배우의 시선은 자신이 미워하는 감독에게로, 재떨이 위에 수북이 쌓여 있는 담배꽁초에게로, 그리고 작업실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익숙한 물건들 위에 얹어진다. 그녀는 마치 처음 그곳에 방문했던 날처럼 몸을 숙인 채 손끝으로 그것들을 하나하나 매만지기 시작한다. 고가의 카메라와 편집 장치들은 이미 세월이 지나 골동품이나 다름없는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 위에 먼지 하나 없는 건 아마도 당신의 옆에 있던 그 사람의 손길이 닿은 흔적일 것이었다.
히사베스는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위험한 실험을 수차례 해오면서 목숨이 위태로웠던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이렇게 시간이 느리게 가는 건 처음이네. 시선의 끝은 반짝이는 유리 파편을 넘어 자신의 가슴께로 향하는 단단한 금속 외피에 닿는다. 다급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몸을 돌려 감싸안는 당신과 마주한다. 내 몸을 덮어주는 당신의 피부가 무척이나 차갑다. 전에 손을 잡고 포옹했을 땐 따뜻했잖아. 나를 안아 줄 때 언제나 자신의 체온을 먼저 확인해주던 누군가가 생각이 난다. 히사베스는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6) 핵심 소품 활용하기
특정 소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글 전체를 관통하는 소품으로 활용하기
‘평범한 자매’였다면 우리 사이에 놓인 것이 권총이 아닌 작은 장난감이었을지도 몰라. 장난감을 험하게 다루다 결국 고장을 낸 나는 입술을 삐죽이며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다. 다정한 언니인 당신은 나를 혼내는 걸 빠르게 포기하고 졌다는 듯이 장난감을 고쳐줬겠지. 그 장난감은 욕조에 띄워두는 태엽 오리 인형이었을 수도, 혹은 당겼다 놓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작은 레이싱카였을 수도 있겠다. 그런 헛된 가정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그것을 너무 바라다 못해 슬퍼지는 일도 없었다.
권총은 군인에게 심장이자 자부심이야. 당신이 그렇게 말해주었던 순간 나의 심장도 그것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당신에게 가까워지고 싶단 욕심에 혹사당하고, 고장 나서, 당신의 손 위에 얌전히 놓여있다. 조심스럽게 수리를 이어가는 일련의 몸짓이 어쩌면 나를 향한 애정처럼도 보여.
중국집표 김찌 완성 ^ ^